서론
밴드부 출신 청년이 만들어낸 한국 록의 새로운 장르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난 장기하는 어릴 때부터 특별한 아이였다. 음악적 재능보다는 남다른 유머 감각과 관찰력이 돋보였다. 중학교 때부터 밴드부에서 활동했는데, 처음엔 그냥 평범한 학생 밴드였다. 하지만 장기하의 독특한 가사 쓰기 능력은 이때부터 드러났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게 바로 패러디 가사 만들기였다. 기존 노래 멜로디에 완전히 다른 가사를 붙여서 웃음을 자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어른들이 보기엔 장난 같았겠지만, 실제로는 꽤 수준 높은 언어유희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에도 계속 음악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홍대 앞 인디 씬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교류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찾아갔다. 2004년경 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멤버는 장기하(보컬, 기타), 정중엽(베이스), 이종민(드럼), 권정열(기타) 이렇게 네 명이었다. 밴드 이름부터가 독특했다. '얼굴들'이라니, 이런 밴드명은 처음이었다. 장기하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그냥 멤버들 얼굴이 다 개성적이어서 지었다"고 했는데, 진짜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게 그의 스타일이었다. 초기에는 홍대 인디 씬 작은 클럽들에서 공연했다. 관객들 반응이 정말 재미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웃으면서 따라 불렀고, 어떤 사람들은 "이게 뭐지?" 하는 표정으로 봤다. 하지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장기하의 독특한 보컬이 인상적이었다.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때론 랩 같기도 하고, 때론 연극 대사 같기도 했다. 기존 한국 록 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이었다.
는데, 처음엔 그냥 평범한 학생 밴드였다. 하지만 장기하의 독특한 가사 쓰기 능력은 이때부터 드러났다. 친구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게 바로 패러디 가사 만들기였다. 기존 노래 멜로디에 완전히 다른 가사를 붙여서 웃음을 자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에도 계속 음악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자작곡을 만들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2004년경 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를 결성했다. 멤버는 장기하(보컬, 기타), 정중엽(베이스), 이종민(드럼), 권정열(기타) 이렇게 네 명이었다. 밴드 이름부터가 독특했다. '얼굴들'이라니, 이런 밴드명은 처음이었다. 장기하는 나중에 인터뷰에서 "그냥 멤버들 얼굴이 다 개성적이어서 지었다"고 했는데, 진짜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게 그의 스타일이었다. 초기에는 홍대 인디 씬 작은 클럽들에서 공연했다. 관객들 반응이 재미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웃으면서 따라 불렀고, 어떤 사람들은 "이게 뭐지?" 하는 표정으로 봤다. 하지만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장기하의 독특한 보컬이 인상적이었다.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때론 랩 같기도 하고, 때론 연극 대사 같기도 했다.
별일없이 산다와 함께 터진 대중적 성공의 신화
2008년 첫 앨범 '별일없이 산다'가 나왔을 때 아무도 예상 못했다. 이런 괴짜 밴드가 이렇게 터질 줄은. 타이틀곡 '별일없이 산다'부터가 충격이었다. "오늘도 별일없이 산다, 내일도 별일없이 살겠지"라는 가사가 2008년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경제위기가 닥쳤고, 사람들은 불안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오히려 담담하게 일상을 받아들이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뮤직비디오도 정말 웃겼다. 진지한 척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연출이 절묘했다. 장기하가 무표정하게 카메라를 보는 장면들이 묘하게 중독성 있었다. 인터넷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 층에게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얘들아 정말 고마워"라는 곡도 히트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장기하만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스타일이 담겨 있었다. 가사 내용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이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장기하와 얼굴들만의 독특한 점은 패러디와 진정성의 절묘한 조합이었다. 겉으로는 우스꽝스럽고 가볍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송경희"라는 곡에서는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를 담았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소문과 루머에 휘둘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다. 이들의 음악적 스타일도 독특했다. 록을 기반으로 하되, 포크, 컨트리, 심지어 트로트까지 자유자재로 섞어 넣었다. 이런 장르 파괴적 접근이 한국 인디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한국 록 씬은 좀 경직되어 있었는데, 이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첫 앨범이 성공하면서 이들은 단숨에 스타가 되었다. 각종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갔다. 무엇보다 장기하의 예능감이 뛰어났다.
해체 이후에도 계속되는 장기하 음악의 독창적 진화
2011년 두 번째 앨범 '사람이 많네'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은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유머는 있었지만, 사회 비판적 시각이 더 날카로워졌다. "부럽지가 않어"에서는 물질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을, "그냥 걸었어"에서는 현대인의 무력감을 다뤘다. 음악적으로도 더 다양해졌다. 일렉트로닉 요소를 도입하기도 하고, 관현악과의 협업도 시도했다. 하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았다. 장기하만의 독특한 관찰력과 표현력 말이다. 2013년 세 번째 앨범 'IV'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했다. 네 번째 앨범인데 로마숫자로 IV를 쓴 것. 이는 밴드의 종료를 암시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이 앨범 발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장기하는 밴드 해체를 선언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다. 음악적 한계? 개인적 사정? 아니면 그냥 새로운 시도를 위해서? 어쨌든 2013년 장기하와 얼굴들은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하지만 장기하의 음악은 계속됐다. 솔로로 전향해서 '장기하와 얼굴들'과는 또 다른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6년 솔로 앨범 '동물원'에서는 좀 더 내성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았다. 밴드 시절의 유쾌함은 줄어들었지만, 대신 더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2019년 '쉬기'라는 앨범에서는 휴식과 여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장기하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뭘까?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절묘한 조합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와 정서를 담으면서도, 음악적으로는 해외에서도 통할 만한 보편성을 갖추고 있다. 지금도 그는 계속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의 임팩트를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